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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 구성? ... 글쎄 ...
    짧다 2004. 5. 6. 11:33
    살인의 추억, 올드보이 ...
    일단 제목이 먹어준다. 그리고 평가가 어떻든 그 제목은 내용을 받쳐준다.

    범죄의 재구성.
    제목은 죽음인데 실제 내용은 사망에 이를 정도는 아니다.
    그저 하나의 사건을 주욱 풀어놓은 것 말고는 아무리 봐도 도통 재구성 된 게 없으니 말이다.

    좋다. 넘어가자.
    연출 좋고, 구성 좋고, 연기 좋으니까.
    잘 만들었고 대강 무리 없이 뒷 처리까지 했으니까.
    재미있다는데 동의하고 태클 걸 생각도 없지만 그래도 뭔가 좀 찜찜하다.

    김 선생과 최창혁, 이 둘이 나머지 등장인물을 들러리로 삼아 한 판 붙는건데, 문제는 둘 다 별 다를 게 없었단 말이다.
    영화 속에서 둘은 우열을 가리기 힘든 뛰어난 사기"꾼"일 뿐, 둘 중 누구에게서도 인간으로서의 고뇌 또는 번민이 보이질 않는다.
    악인도 역시 인간이기에 그들이 저지르는 악행에는 나름의 이유와 배경이 있어야 하고, 그러므로 조금이나마 주저하거나 힘들어하는 약하거나 또는 선한 모습이 보여져야 한다.
    그나마 최소한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녀석이 결국엔, 아무런 고민 없이 게걸스럽게 자신의 이익만을 좇는 인간같지도 않은 악인보다 한 끝이나마 높은 패를 쥐는 거 아닌가?
    둘 중 누구에게도 특별한 애정이나 증오의 감정이 생기질 않으니 둘 중 누가 이겨도 큰 문제가 없는 거고, 그러니 이야기의 전개가 그저 심드렁하게 전달된다는 말이다.

    그리고 구로동 샤론 스톤 ... 뭐냐? 얘는.
    일당들끼리 얘기할 때 보면 얼핏 feminism 이 언급되기도 하고, 한 녀석은 심각한 여성착취 및 학대자 이다.
    그러면 샤론 스톤이 막판에 싹쓰리 해야 되는 거 아니냔 말이다.
    그리고 그 싹쓰리도 사기꾼에게 걸맞은 모양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그런데 뭐냐, 시시하게 ... 기껏 정리한 게 "여자라서 행복해요 ..."라니.
    그러니 인물간의 연결이 그냥저냥 뻔했었다는 말이다.

    어쨌든, 근래 영화 중 꽤 괜찮은 축에 속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이제까지의 잘 만들어진 범죄 심리 영화(이런 표현이 맞나?)가 전달했던 재미를 그저 수준있게 재구성하기만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거는 약간의 태클은, 감독이 다음에는 쫄깃쫄깃한 재구성도 좋지만 거기에 그 만의 색깔과 생각을 제대로 담아내길 바라는 마음에서 거는 거라고 이해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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