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2. 24. 에 끄적임]
달려가자. 내일의 희망을 마시자 ...
달동네 언니 채시라와 달건이 한석규가 살아가는 모습을 그렸던 드라마, 확실하지 않지만 "서울의 달"인가 뭔가.
거기에선 "지구를 지켜라" 백윤식이 불후의 연기를 펼쳤더랬다, 기억들 할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또 한 친구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Older Boy 최민식.
그닥 호감이 가는 연기자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보기 싫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보기 싫어졌던 건 또 다른 드라마의 첫 회를 우연히 보게되면서부터였다.
제목도 기억이 나지 않는 그 드라마에서 이휘향이라는 언니가 나왔었고 그녀는 자기를 "젤소미나"라고 불렀었다.
이런, "젤소미나"라니. 그녀는 나로서는 참으로 드물게도 가슴 속에 담아두고있는 영화 속 캐릭터인데, 어찌하여 덜떨어져보이고 어떤 면에선 천박해 보이기도 하던 그 드라마 속 그 언니가 "젤소미나"라고 지껄이고 다니다니.
오로지 그 때문이었다. 그 언니를 "젤소미나 누님"이라고 따라다니던 "꾸숑" 최민식까지 싫어지게 된 것은. 그냥 유탄이 튄 것 뿐이다. 그런데도 그 이후로도 그 친구가 왠지 곱게 보이지 않았다.
그저 최민수 짝퉁정도로만 생각될 따름이었다. 그래도 그 친구가 나오는 영화를 애써 피하지는 않았다. "넘버 3"는 비디오로 빌려 보았었고, "취화선"은 케이블에서 보았다. 그때마다 나는 "촤아~식, 무쟈게 오바하는 구만~"라는 생각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올드 보이"를 보았다. 좋았다. 오바이긴 했지만, 흘러 넘치긴 했지만, 그렇다고 수습이 안 될 정도로 넘치지는 않았던 그 영화. 무언가 만들어서 보여주고 싶다는 모습이 보이던 그 영화에 최민식은 참 잘 들어맞았다. 영화가 오바이니 최민식의 오바도 균형이 맞았던 것 아닐까.
그런데 어제, 우연히 꼬봉생명의 CF를 보게 되었다.
거기에 최민식이 있었다.
그리고 "거치른 들판으로 달려가자 ..."
좋았다.
십 여 년이 넘게 보아왔던 최민식의 모습보다 어제 잠깐 십 여 초 가량 본 그 모습이 좋았던 것이다.
그래, 살다보면 오바가 필요할 때가 있지.
그리고 그런 때는 오바가 어울리는 놈이 있지.
나중에 술 사달라고, 돈 꿔달라고 하겠지만,
그 때에는 그래줘야 할 녀석이 필요한 거지.
니가 그런 놈의 모습이었구나.
시바 딴지야, 민식 이너뷰 좀 해라.
왜?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