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바, 이런 일이 있을 줄 알았다.
지난 해 3월 부시의 이라크 침공에 대해 용기 있는 이의를 제기한 컨츄리 음악 그룹 Dixie Chicks의 얘기와 그로 인해, 즉 자신의 생각을 말로 나타냈다는 이유로 인해 겪는 고초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관련기사는 여기를)
그런데 그와 유사한 일이 다시 발생하고야 말았다. 게다가 이번 일의 당사자는 전쟁이나 부시에 대한 말을 한마디 언급하지도 않았는데도 말이다.
린다 론스타드(Linda Ronstadt)를 기억하시는가. 1967년에 그룹 Stone Poneys의 멤버로 활동을 시작, 1969년에 솔로로 나서서 70년대와 80년대 미국 Pop과 Country의 그야말로 슈퍼스타로 자리매김했던 그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그녀의 노래를 꼽아보자면, “Long Long Time”, “Different Drum”, “It’s so easy”, “Hurts so good”, “Just One Look”, “Blue Bayou”, “Don’t Know Much” 등 차고 넘친다. 전성기를 지났다곤 해도 2000년까지 쉬지 않고 앨범을 발표하며 활동을 계속해 온 그녀도 이제 올해로 쉰 아홉이 되었으니 올드 팬들을 위한 공연에 주력하고 있다.
그런 그녀가 지난 7월 20일 미국 라스베가스의 알라딘 카지노 호텔에서 공연을 가졌다 한다. 매진된 공연은 잘 진행되어서 청중들은 그녀에게 앵콜을 청하였고 그녀는 기꺼이 무대에 다시 나선 것이다. 그리고는 앵콜송을 부르기 전에 이런 말을 하였다. “이 노래를 진정한 애국자, Mr. Moore에게 바칩니다.”
Mr. Moore가 누구냐고? 그래, “Fahrenheit 9/11(화씨 9/11)”의 감독, Michael Moore 말이다. 그녀가 그의 이름을 언급하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관객석이 난리가 났단다. 관객의 반은 박수 치며 환호를 하였고, 나머지 반은 야유를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야유하던 관객 중 일부는 음료수를 집어 던지고, 벽에 걸린 공연 포스터를 찢고, 매표소로 달려 가 환불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그래, 그럴 수 있다. 린다가 무어를 칭찬할 권리가 있다면 관객은 그런 평가를 거부하고 비판할 권리가 있는 거니까.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의 상황이다. 이름이 William Timmins인 호텔의 사장이 마침 객석에 있다가 그 광경을 보고는 경비를 동원 해 린다를 무대에서 끌어내고 심지어 투숙하고 있는 방에서 까지 쫓아내버린 것이다. 참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CNN 관련기사)
그런데 이 사건이 기사화되고 관심을 끌게 되자 호텔 측에서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론스타드 양은 우리 호텔의 고객을 즐겁게 해 주도록 고용된 것이지, 특정 정치견해를 지지하라고 고용된 것이 아니다.”
그러냐, 그럼 너희들 언론의 기사를 인용해 주마.
“Those who complain that Ronstadt should just sing, rather than express her opinions, forget that all art has a responsibility to inspire and provoke, not just soothe and entertain." (2004. 7. 20. 죠지 바르가, 샌디에고 유니온 트리뷴)
"론스타드가 자신의 견해를 표현하지 말고 그저 노래만 불렀어야 한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은, 모든 예술은 단순히 오락과 위안의 기능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영감을 전달하고 이를 북돋을 책임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는 것이다."
“Perhaps her praise for Mr. Moore, even at the very end of her show, did ruin the performance for some people. They have a right to voice their disapproval - to express their opinion as Ms. Ronstadt expressed hers and to ask for a refund. But if their intemperate behavior began to worry the management, then they were the ones who should have been thrown out and told never to return, not Ms. Ronstadt, who threatened, after all, only to sing." (2004. 7. 21. 뉴욕 타임즈)
"아마도 무어에 대한 그녀의 칭찬은, 비록 그날 쇼의 맨 마지막에 나왔다 해도 몇몇 관객의 기분을 상하게 했을 것이다. 론스타드 양이 그녀의 견해를 표현하였듯 그들도 분명 그러한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목소리를 낼 권리와 환불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그들의 무절제한 행동이 호텔 측의 우려를 샀다면, 쫓겨나서 출입금지를 당해야 했던 사람은 노래를 부르고자 했던 론스타드 양이 아니라 바로 그들인 것이다.”
“화씨 9/11”이라는 영화로 인해 부시가 얼마나 곤경에 처하고 그의 지지자들이 얼마나 당황스러워하는지 여기서는 잘 알지 못한다. 그런데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 보면 그 쪽 사람들이 꽤나 초조하긴 한 모양이다. 그렇다고 이게 뭐냐? 너희들, FOX TV가 방송을 통해 사실을 왜곡하고 반대 견해를 묵살하고 심지어는 협박을 가할 때도 그렇게 난리 쳐보지 그랬냐?
그건 그렇고, 그날 밤 린다가 무어를 위해 부르고자 했던 노래가 뭐였냐고? 바로 “Desperado (무법자)”란 노래이다. 1973년에 그룹 Eagles가 처음 발표하여 이후 많은 가수들이 다시 부른 그 노래. 미국인들에게 아련한 추억으로 다가오는 서부시대에 자유롭게 평원을 떠돌며 구속 받지 않는 삶을 즐겼던 무법자, 결코 악당이 될 수 없는 그런 무법자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부르는 노래이다.
노래를 듣고 싶으면 아래를 누지르시면 되고, 이번 일에 대한 Michael Moore의 반응이 궁금하다면
여기를 누지르시라.
Desperado
By Linda Ronstadt
* 노래는 여기를 누지르시라 *
Desperado, why don't you come to your senses?
You been out ridin' fences for so long now
Oh, you're a hard one
I know that you got your reasons
These things that are pleasin' you
Can hurt you somehow
무법자여, 이제 제 자리를 찾아야 하지 않아?
그간 너무 오래 울타리 위를 헤매고 다녔잖아,
그래, 너는 대단한 놈이란 걸 알아,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겠지,
하지만 네가 좋아하는 그 일들이,
이제는 네게 상처가 될 수도 있어,
Don't you draw the queen of diamonds boy
She'll beat you if she's able
You know the queen of hearts is always your best bet
돈을 좇는 건 이제 그만했으면 해,
그러다가 돈의 노예가 되는 수가 있어,
넌 언제나 하트 퀸으로 베팅하곤 했잖아,
Now it seems to me, some fine things
Have been laid upon your table
But you only want the ones that you can't get
내가 보기엔, 좋은 것들이,
테이블에 쌓여 있는데도,
넌 항상 네가 얻지 못할 것에만 집착하잖아,
Desperado, oh, you ain't gettin' no younger
Your pain and your hunger, they're drivin' you home
And freedom, oh freedom well, that's just some people talkin'
Your prison is walking through this world all alone
무법자여, 젊은 시절이 다시 오지는 않아,
네 고통과 네 허기, 이제 집으로 돌아 와,
그리고 자유란 건 말이야, 그저 사람들이 하기 좋아하는 말일 뿐이야,
어차피 네가 홀로 있다면 그게 바로 너의 감옥이거든,
Don't your feet get cold in the winter time?
The sky won't snow and the sun won't shine
It's hard to tell the night time from the day
You're losin' all your highs and lows
Ain't it funny how the feeling goes away?
겨울이 오면 발이 시린 법이야,
구름 덮인 하늘에는 해도 보이지 않고,
밤인지 낮인지도 구별하기 쉽지 않지,
그럴 때 네게 남아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면,
감상이라는 건 우스울 정도로 금새 다 사라지고 말지,
Desperado, why don't you come to your senses?
Come down from your fences, open the gate
It may be rainin', but there's a rainbow above you
You better let somebody love you, before it's too late
무법자여, 이제 제 자리로 돌아 와,
울타리에서 내려와서 문을 열어,
비가 올지도 모르지, 하지만 네 머리 위엔 무지개가 있어,
이제 누군가의 사랑을 받아들여, 너무 늦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