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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구영신 해야쥐~
    길다 2003. 12. 12. 14:30
    송구영신(送舊迎新) 하자니깐 ……

    송구영신이라,
    먹고 싸는 문제에 몰두하느라 불철주야 별 생각 없이 사는 것 같은 우리 딴지스들도 이 정도는 해석이 가능하다.
    “옛 것을 보내고 새 것을 맞이하자”는 말이잖아, 푸하하하하하 ……

    헌데 어찌하여 니들에겐 이 일이 그리도 어렵더냔 말이냐.
    니들이 누구냐고? 그러니까 여기서 니들이란 순전히 정신적으로다가 여당이라는 “열린 우리당”을 일컬음이다.

    그래, 정치 얘기 좀 하자. 딴지 본연의 정신인 먹고 싸는 문제에 집중 또 집중하여 명랑 사회 건설에 기여하고자 하는 우리의 가열찬 행군의 노정에서 작금의 정치 얘기를 꺼내놓는 것은 되려 짜증을 배가시키고 “안 좋은 추억”만 양산할 뿐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지라 될 수 있으면 이런 얘기 안 하려고 했는데, 요즘 돌아가는 꼴을 볼작시면 도대체 우리 딴지스들이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먹고 싸는 문제에만 몰두할 수 없게 만드는 상황이 마구마구 조성되고 있으니 이 어찌 한 마디 얘기하지 않을 수 있을 소냐.

    그런데 왜 하필 “열린 우리당”이냐고? … … “정신적 여당” 이라잖아, 우리는 여간 해서는 여당 아님 상대 안 한다는 거 잘 알면서~
    그리고 야당 분들은 “실성도” 특수부대원이신지라 당최 우리의 간언을 들으실 것 같지도 않고 요새 그분들의 눈빛을 보면, 흐미~ 무서바서 어디 말이라도 붙여 볼 엄두가 나야지, 원. 그리고 다른 한 분은 아직 원내에 의석이 없으니 그 참.

    어쨌든, 도대체 여당이 여당 같아야 우리가 씹어 돌리고 깊숙한 똥침 파악 팍 놓아가며 정신건강의 향상을 도모함과 동시에 명랑사회의 건설에 일조할 것 아니냐. 그런데 아무리 똥침을 시전하는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는 우리라 해도 한 방에 기냥 고꾸라질까봐 영 손이 가지 않는단 말이다. 여당이 요새 같아서야 어디 애처롭고 조심스러바서 손꾸락에 힘이 모아지겠냐, 씨바.


    1. 전선(前線)이 아니라 사람이다.
    그 당 주변에서 말 좀 하고 글 좀 쓴다고 하는 사람들의 표현 중에서 자주 전선이라는 말이 등장한다. “지역구도 대 새(新)정치세력” 이라거나 “개혁세력 대 반(反)개혁세력” 등의 전선을 형성하여 총선에 대비하자는 식이다.
    하긴 예전에도 “군부독재세력 대 반독재 민주화 세력” 이라든가 “수구 대 개혁세력” 등으로 전선을 형성하고 “반독재, 개혁세력은 총 연대하여 맞서야 한다”는 구호아래 서로 지향하는 바가 많이 다른 세력들이 애매하게 하나의 틀로 정치 세력화하여 선거에 나서서 일정한 성공을 거두기도 했고 또 우리 사회 민주화의 진전에 많은 기여를 하기도 했었다. 우선 급하니 비슷해 보이면 일단 내편으로 삼고 일단 서로 힘을 모아서 독재의 성을 허무는데 온 힘을 쏟는 것이 타당했던 것이다. 헌데 이것 저것 따지지 않고 우선 힘부터 모아보자는 식은 당시에는 불가피했다고 했다 해도 사실 나중에 부작용이 많기 마련이다. 반드시 불거지게 마련인 많은 문제들이 전선의 틀 속에 또 연대의 구호 아래 대충 얼버무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인데 지금은 전선을 앞세울 때가 아닌 것 같다. 현재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 바라는 건 깨끗하고 정직한 새 정치의 출현인데 그것이 단순히 특정정당에 대한 선호로 인해 이루어진다기 보다는 각자 구성원 스스로 쓸만한 인물을 새로이 선택하는 것에 의해 달성되는 것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생각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중에 문제 생길 게 뻔한 전선을 들먹이며 “열린 우리당”의 간판을 보고 찍는 것이 새로운 정치를 실현하는 탁월한 선택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뭔 의미가 있을까. 혹시나 거기 엉아들이, 새 정치세력이 정국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의석을 많이 확보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일단 당선 가능성이 높은 인물을 후보로 내세웠으니 유권자들은 후보보다는 간판을 보고 밀어달라고 할까 봐 벌써부터 무서버지려고 한다.

    요즘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내년 선거 때 후보라고 나온 사람들이 하나는 “독재(?)를 타도하기 위해 우리 당을 밀어달라” 하며 다른 이는 “배신자를 처단하기 위해 우리 당을 찍어달라” 고 방방 뜨고 또 어떤 이는 “노동자, 농민이 잘 사는 세상을 열기 위해 우리를 국회로 보내달라”는 바로 그 옆에서 어디서 많이 본듯한 왠 요상시러운 사람이 “새 정치로 가기 위해서는 노대통령을 중심으로 정국을 운영할 수 있도록 우리 당을 적극 지지해 달라”고 천연덕스럽게 열변을 토하는 모습이 머리에 자꾸 떠오른다. 좋지 않은 거 아니냐, 이거.

    물론 특정정당이 누구를 후보로 내세우든 그건 그 당과 당원이 알아서 할 일이다. 그리고 그 당에는 온통 흠도 없고 마냥 깨끗하기만 사람들로만 채워놓으라고 억지 부릴 생각도 엄따. 하지만 뒤로 들어왔든 어찌어찌 굴러 들어와서 낑궈넣어졌든 간에 한 지역구나 직능대표의 후보로 나설 라면 일단 납득할만한 절차를 거쳐줘야 비로소 유권자들이 진지하게 평가할 것 아니냐. 니가 왜 참견인데 라고 하면 할 말은 없다만 적어도 앞으로 4년 동안 대통령과 함께 국정을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에게 이 정도는 유권자로서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것 아니냐.


    2. 판 좀 잘 깔아봐라.
    고스톱에는 군용모포가 왔다다. 털 많이 달린 요상한 넘을 깔아놓으면 아무리 좋은 화투에 만만한 상대하고만 붙어도 영 치는 맛이 안 난다. 그러니까 고스톱을 재미지게 치려면 우선 판부터 잘 깔려있어야 한단 말이다.
    이 얘기를 왜 하느냐 하면, 그 당에 대해 “초심을 잃었네”, “그럴 거면 분당은 왜 했냐” 등 비판이 날아들면 어김없이 나오는 소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 변명이란 “현실 정치의 수준이 ……” 내지는 “당원의 참여와 활동이 저조해서 ……” 이다. 그러니깐두루 아무리 니들이 고스톱을 실화로 쳐보려 해도 온통 공장목에 타짜가 득시글대는 바람에 제 실력을 발휘할 수 가 없으니 옆에서 구경하면서 닦달만 말고 잘 칠 수 있을 때까지 꾸준하게 판돈 좀 보태달란 얘기 아니냐. 그리고 아직은 실화로만 치는 환경이 안 되니 그런 판이 될 때까지는 니들도 슬쩍 공장목도 한번 써보고 경우에 따라서는 타짜도 기용해 보겠다는 것 아니냐.

    그런데 말이다. 그건 아닌 것 같다. 어찌어찌 해서 니들이 판돈을 싹슬이 했다 치자. 그러면 그 순간부터 타짜와 공장목이 다 사라져 버리냐. 아니잖냐. 오히려 더 교활한 타짜에 더 정교한 공장목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그러면 판이 깨끗해지긴커녕 오히려 더 지저분해지는 거 아니냐.
    그럼 어쩌란 말이냐고? 일단 그 판에서 빠져라. 타짜들끼리 몇 십억의 판돈을 놓고 치면서 칼부림을 하든 말든 신경 쓰지 말고 이제 하우스에서 나와서 고스톱을 그 자체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새 모포 깔아놓고 각자 돈 묻어놓고 점심내기 고스톱부터 시작해라. 그리고 어떡해서든 돈을 따보려 서로 눈이 벌개 갖고 치는 고스톱말고 치는 사람들끼리 오순도순 점심메뉴는 뭘 할 건지, 요즘 사는 게 어떤지, 어제 TV에 나온 애송이 여가수의 가슴이 왜 그리 큰지 등을 얘기하면서 쳐봐라. 그렇게 며칠 하다 보면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이 나올 게다. “우리 이렇게 돈 걷어서 점심 사먹지 말고 그냥 우리 집에 가서 국수나 말아먹으면서 재미있게 칩시다.” 그럼 된 거다.

    그 때도 타짜들은 하우스에서 몇 십억의 판돈을 놓고 살벌한 눈빛을 번득이며 고스톱을 치고 있겠지만, 하지만 니들은 함께 치던 사람들의 가정을 번갈아 방문하며 그 집의 배우자가 누군지, 어떤 집이 스텐 수저를 쓰고 어떤 집이 나무수저를 쓰는지 알게 된단 말이다. 그럴 수 있을 때 몇 십억의 판돈은 경찰이 들이닥치면 기냥 압수지만 니들의 것은 말 그대로 Priceless란 말이다. 그 선수들끼리 주구장창 고스톱만 치겠냐. 가족들끼리 모여서 뽈도 차자고 할 테지. 돈 모아서 공 사고 축구화 사 신고 몇 게임 하다가 주변 사람들하고 친해지면 동네 운동장을 만들어보자 하고 그러면 동네 사람들이 자진해서 돈 내고 시간 나면 나와서 같이 뽈차고.

    봐라. 판 한번 다시 잘 깔면 이런 결과가 예상된다. 물론 그런 결과가 안 나올 수도 있겠지만 어떻든 하우스에서 계속 타짜들과 얽히는 것보다는 훨 나을 거다. 안다. 하우스에서 나와 고스톱 그 자체가 좋아서 치는 게 처음에는 얼마나 초라하고 재미 없는지를. 주변에선 “저 놈들도 다 똑 같은 놈들”이라 흉볼 테고 선수들끼리도 자주 서로 뺑끼치지 말라며 다투기도 할 게다. 그러면 다시 하우스로 돌아가고픈 생각이 나겠지. 그건 니들의 선택사항이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참고 견디라고 강요할 사람 아무도 엄따. 다만 하우스를 선택한다면 더 이상은 새로운 고스톱 문화의 새벽을 열기 위해서라느니, 실화로 치는 정직한 고스톱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라느니 라는 말은 말라. 그냥 솔직하게 돈 많이 따고 싶어서 치는 거라고 해라.

    그리고 하나만 묻자. 하우스에서 돈 많이 따면 그 순간에 손목 뎅겅 자르고 나와서 그 돈으로 동네 운동장 하나 만들고 사람들이 거기서 마음껏 뽈차고 놀 수 있게 할 수 있냐. 한번 곰곰이 생각해봐라.


    3. 역사상 가장 강력한 야당? 엉아들이 만들어 준 거잖아 ……
    역사상 가장 강력한 야당 때문에 국정운영이 힘들다고라고라고라고라고라? 함 따져보자. 그 야당, 일단은 유권자가 뽑아줘서 된 거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니들이 분당하고 나오는 순간에 무지막지하게 강력한 야당을 만들어 준 거 맞잖아. 아니냐?
    그런데 왜 자꾸 강력한 야당 때문에 힘들다고 하는지 잘 이해가 안 갈려고 한다. 게다가 다음 총선에선 반드시 과반수의 의석을 확보하여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장악하자고 주장하는 부분에서는 아예 정신까지 혼미해지려고 한다. 국회가 무슨 행정부 2중대냐? 노무현 대통령 지원부대냐고?

    국회의 본업은 유권자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제도와 법을 만들고 행정부가 뻘짓 하는 거 감시 및 지도하는 거 아니냐? 다만 여기서 국회의 멤버들인 구캐우원, 오랜만이지 않냐? 이 보캐뷸러리, 들이 대변하고자 하는 유권자가 어느 계층이냐 하는 것에 따라 입장이 많이 다르겠지만. 어쨌든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야당이 아니라 구캐우원 등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이 어느 당 할 것 없이 몽땅 다 유권자를 피곤하고 괴롭게 만드는데 있는 거다. 그러니까 야당의 횡포가 심하니 여당을 화끈하게 밀어주자는 소리는 이제 제발 그만하고 어서 그 당이 대변하고자 하는 유권자가 어느 계층이고 또 그들을 위해 어떤 정책을 어떤 인물들이 펼쳐나갈 것인지부터 밝혀주기 바란다. 그래야 우리도 하나하나 조목조목 씹어가면서 정치권과 딴지스의 상호발전을 도모할 것 아니냐 말이다.

    그 당이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면 세상이 달라질 거라는 주장에 별로 공감할 수 없긴 해도 그 당 엉아들이 웬만큼 근사한 숫자의 의석을 차지하고 민주노동당이 될수록 많이 국회에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한 구도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님 말고” 정신에 입각하여 순전히 억측을 한번 해 보면 한나라당이 둘로 갈라져서는 한 쪽은 꼴통 및 구(舊)보수를 대변하고 한 쪽은 합리적 보수(?)를 표방하며 새천년민주당과 합당 내지 연합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면 열린 우리당은 30~40대 직장인 및 전문직을 기반으로 중간에 서서 Slightly 왼쪽으로 빼꼼 고개를 내미는 척 할 테니 그때 민주노동당이 옆에서 눈 좀 째려주고 해야지 않겠느냐는 말이다. 아 참, 사회당도 있다. 아무튼 이젠 각 계층을 대변하는 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박 터지게 함 해볼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그렇게 대표들끼리 티격태격 하며 합의 또는 표 대결에 의해 제도나 법을 만들어낼 때 우리는 우리대로 본연의 임무인 먹고 싸는 문제에 대해 좀 더 품위 있게 고민하고 썰 풀어댈 수 있을 거란 말이다.


    정리하도록 하겠다. 이 글 시작할 때 송구영신하자고 밝혔다. 그런데 영신(迎新)하겠다고 후다닥 뛰어나간 사람이 갑자기 송구(送舊)가 어렵다고 하면 그건 영구(迎舊)아니냐, 참 송구할 노릇이다. 이런, 갑자기 수습이 안될라고 한다. 다시 정신차려서 영차.
    자기가 정한 목표를 향해 뛰어가던 사람이 잠시 발걸음을 멈춰 숨을 고르는 건 이해가 가지만 갑자기 뒤로 돌아 뛰면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노라고 하면 그건 무슨 Play라고 해야 되는 건지. 아무리 옆 동네 어느 누가 동네를 기울게 할만한 섹시함의 소유자라고 해도 내 배우자 팽개치고 그 이를 졸졸 쫓아다니다가 언제라도 돌아오면 날 받아주겠지 생각한다거나 생활전선에서 꿋꿋이 버티느라고 바쁜 배우자에게 “당신은 왜 저렇게 섹시하지 않은 거야?”라고 윽박지른다면 그거 대략 몰매 감이거나 아니면 기어이 드러낸 본색에 맞춰 그렇게 살아가라고 할 수 밖에 엄따.
    우좌지간에 어서 그대들의 배우자로 누굴 맞고 싶은지 확실히 밝히고 어떤 방식으로 그 배우자를 행복하게 해 줄 것인지 아뢰어주었으면 한다. 그렇게 해서 똥꼬에 살 좀 붙고 힘 좀 주란 말이다. 그래야 우리가 서슴없이 찔러 볼 것 아니냐. 처음엔 지그시 그리고 아주 깊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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