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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식인의 정가 관측 ...
    길다 2003. 12. 13. 14:32
    삼식인의 정가 관측 …… 아님 말고


    1. 회창옹 또 대 국민 사과

    “지난 번 SK건에 이어 또 다시 사과를 올리는 마음 정말 참담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죽고 싶은 심정이오나 고해성사하는 마음으로 국민 앞에 섰습니다. 저의 고백이 이제까지 잘못됐던 한국 정치의 오랜 악성 관행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한 뒤에 어떠한 처벌이라도 달게 받고자 합니다.”

    그러면서 어디로부터 얼마의 돈을 받았는지, 그리고 그 돈이 누구에게 갔는지를 꼬치꼬치 있는 그대로 다 밝히며 자신이 개인적으로 유용한 사실은 전혀 없음을 내비친다.

    그리곤, 칩거. 곧 검찰에 출두하겠다는 말을 주변에 흘리면서 여론의 흐름 면밀검토 모드를 유지.


    2. 검찰, 속속 수사 결과 발표

    노무현 후보 선거자금 수사 결과 발표와 함께 대통령 주변 인물 및 열린 우리당, 민주당 관계자들 여럿 거론.

    대선자금의 개인 착복 및 유용 사례를 줄줄이 발표하며 해당 정치인 소환 통보.


    3. 이너넷 호떡집 …… 조중동 호들갑

    “저거 봐라, 다 썩었다.” “세상에 믿을 놈 하나도 없다.” “암담하고 비통한 마음 가눌 길 없다.” “누가 누구를 욕하는가.” “다 갈아엎자.” “나 내일 이민 가련다.” ……

    그 때쯤, 슬쩍 요따구 얘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최악의 국정혼란, 대한민국은 어디로 ……” “아무리 그래도 파국만은 막아야 ……” “잘못 된 관행은 밉지만 나라를 망하게 해서야 ……” “극도의 혼란 속에 경제와 민생은 갈 곳을 잃어 ……” “모두 다 낱낱이 고백하고 국민이 심판토록 해야 ……”


    4. 갑자기 신부님들이 바빠진다.

    대선 후보 양 진영이 남김 없이 대선 자금 전모를 밝히고 국민 앞에 용서를 빌자는, 고해성사 후 일괄 사면 받자는 얘기가 나오면서 각 당 총무들 성당으로 급거 단기 파견 나감.

    고해성사가 끝나면 칩거 중이던 회창옹 및 각 당 관련자들 줄줄이 검찰에 출두.

    그리고 며칠 후,
    검찰 측, “고뇌를 거듭하다가 결론을 도출했다”고 소감을 피력하며 기소방침을 발표.
    “한국 정치의 썩을 대로 썩은 관행을 바로 잡기 위해 대선자금 수사를 진행하였고, 그 전모를 낱낱이 밝히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관련 용의자들이 깊은 참회를 하고 있고, 모두를 기소할 경우 국가 운영에 미칠 좋지 않은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잘못 된 관행에 대한 진상은 다 규명된 만큼 기소 대상은 관련 용의자 중 개인 착복 및 유용을 저지른, 죄질이 극히 나쁜 용의자를 중심으로 할 방침이다.”
    그리곤, “기소하지 않은 용의자에 대해서는 국민이 알아서 심판하시지 않겠냐”고 짧게 오프더레코드로 코멘트.


    5.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 뭐가 뭔지 모를 짬뽕이여 ……

    액수가 얼마던, 수수방법이 어떠했던, 다 같이 고해성사하고 사면을 구하던 각 당의 구성원은 일제히 일떠서서 제각기 살 길을 모색하기 시작.

    특히 나름대로 남들보다 깨끗하다고 자처하던 열린 우리당은 뻘쭘해진 상태에서 잠시 오락가락하다가 결국 대통령의 재신임과 이번 총선결과를 연계키로 결정.

    바로 이때 숨죽이며 기다리고 있던 회창옹 주변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총선을 통해 재신임을 받겠다면, 우리도 역시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라고 공언하기 시작.

    한나라당 무지 뻘쭘해짐. 불법대선자금 관련자는 공천을 줄 수 없다며 티격태격하다가 결국 회창옹 주변에서 분당을 통한 출마를 선언.

    조중동은 슬슬 분당을 부추기며 신(新)보수대연합론 제기
    “뜻이 맞지 않으면 갈라서야 ……” “국민이 모든 걸 판단하고 심판 할 것 ……” “새로운 우익이 나와야 ……” “깨끗하고 연륜 있는 정치인이 나서야 할 때 ……” “우익은 우익대로, 좌익은 좌익대로 반성의 바탕 위에 과거와 절연하고 새 정치를 해야 할 때 ……”

    한나라당 분당, 회창옹 계보 및 비주류 묶음과 신(新)주류 및 소장개혁(?)파 묶음으로 나뉨.

    합리적 보수의 전국정당화를 명분으로 새천년민주당과 한나라당 신주류파와의 합당 얘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하면서 민주당은 내분에 빠짐.

    합당에 대한 저항이 의외로 거세자 양 측은 일단 연합공천을 추진키로 합의하고, 이에 반발하여 민주당내 일부 의원들 탈당 후 열린 민주당 입당 내지는 무소속 출마 선언.

    열 받은 민주노동당, “돈 받은 인물들은 모두 구속, 수감시킬 수 있는 특별법을 제정”하겠으니 자신들을 국회로 보내달라며 선전전 전개. 생각보다 많은 유권자들이 이에 공감하며 민주노동당 지지도 상승.


    6. 그리고 남는 것은 ……

    총선 이후 각 정치세력간의 판도 변화와 의석수 분포에 대한 예측은 본 기사의 보다 정확한 사실성과 과학성을 담보하기 위해 순전히 일부러 유보하는 바이다. 독자 여러분의 냉정하고 엄숙한 평가와 판단이 있길 바라며 이번 관측을 마친다. 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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