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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DVD전] 웃고, 즐기고, 사랑하자(웃즐사) 콜렉숑
    딴지 기사 모음 2002. 10. 9. 15:03
    [기획DVD전] 웃고, 즐기고, 사랑하자(웃즐사) 콜렉숑

    2002.10.9.수요일
    딴지 싸롱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어허, 잠깐! 그 마우스 건드리지 말라. 심각한 썰 푸는 것 아니니까 지레 먼저 뒤로 가기 누를 것 엄따.

    왜 사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다들 한 번쯤은 고민해 봤을 줄 아는데 그 답을 찾은 사람은 몇이나 될까. 예수? 부처? 글쎄, 그 분들은 사람이 아니라 신이 아니던가. 설혹 답을 찾았다손 치자, 그 다음엔 뭘 하나. 이미 목적한 바를 이루었는데 뭘 더 할 일이 있겠는가, 하늘나라로 가야지.

    그러니 삶의 의미란 게 어디 깊숙이 짱 박혀있어 힘들게 찾아 헤매다 나중엔 힘 다 빠져 버리고 마는 것이라면 그게 뭔 소용 있을까, 그저 내가 하루하루 살아가며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 나갈 때 그 의미가 더욱 커지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래서 이번엔 쏠쏠한 재미도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삶의 의미가 생각날 수 있는 DVD Title 세 개를 골라 소개하고자 한다.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도 세련되게 삶의 여러 모습을 어떤 건 잔잔하게 또 다른 건 극적으로 그도 아니면 아주 뒤틀어 보여주는 다음의 타이틀들을 통해 웃고, 즐기고, 사랑을 그리워해 보자. 그러다 문득문득 떠오르는 나의 추억에 젖어볼 수도 있고 또는 앞으로 살아 갈 내 나날들에 대한 힌트도 얻어 볼 수 있지 않을까.

    '몬티 파이썬의 <삶의 의미 (Monty Pythons the Meaning of Life)> - 웃자!, <올모스트 훼이머스 (Almost Famous)> - 즐기자!, <웨이킹 더 데드 (Waking the Dead)> - 사랑하자!'로 구성 된 이번의 웃즐사 콜렉숑 Title은 미간을 찌푸리고 심각한 표정으로 들여다봐야 하는 영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엄청난 흥행성적을 올린 오락영화도 아니다.

    흐~음, 이 정도 얘기했으면 다들 눈치챘을 것이다. 바로 이 영화들은 딴지니까 추천할 수 있는, 누가 일러주기 쉽지 않은 숨은 보석 같은 영화들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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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몬티 파이썬의 <삶의 의미> (Monty Pythons the Meaning of Life, 1983)



    감상 포인트

    그 이름도 찬란한(아님, 너무 생소한) Monty Python의 영화, 꼭 보자.

    섹스, 코미디, SF, 공포, 뮤지컬, 사회비판, 하드고어, 엽기, 전쟁물, 성장물, 예술극, 메디칼, 특수효과, 반미, 자본주의비판 등등 여기 다 있다.

    유려한 화면과 탄탄한 구성 위에서 방방 날라 다니는 풍자와 독설.




    Monty Python이 누구냐?

    1968년 영국 BBC 방송에서 시작한 라는 코미디쇼에 출연하던 코미디언 집단( 의 감독 테리 길리엄도 그 중 한 사람)을 일컫는다.

    신랄한 풍자와 독설로 70년대 유럽과 미국에서 커다란 인기를 끌며 수많은 매니아를 양산하여 이들의 이름을 딴 Python이라는 인터프리터 언어도 있을 정도다.

    그리고 이들은 또한 스팸메일 의 창시자로도 알려져 있으니 알고싶음 딴진공에 멜 쎄려라.

    화질

    화면비는 1.85 :1에 와이드 스크린(Wide Screen). 1983년에 나온 영화라 화질에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 ... 고? 아니다.

    질감과 양감, 명암과 입체감이 풍부하게 살아있는 화면이 아주 근사해서 '역시 DVD네'라고 고갤 끄덕이게 만든다.

    코미디언들이 만든 영화라서 자칫 형식의 아름다움과 전혀 무관하게 아주 조악한 화면과 너저분한 농담으로 가득 차 있다고 생각지 마시라. 이 영화 속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풍자와 독설이 질서 있게 난무(?) 할 수 있도록 든든히 받쳐주는 것은 바로 다름 아닌 유려하고 탄탄한 화면이니까.

    음질

    돌비 2.0 스테레오 사운드. 5.1 채널이 아니라 약간 실망스럽긴 하지만 영화의 특성상 큰 의미는 없으며 굳이 다채널이 아니더라도 이 영화의 사운드를 즐기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선명하고 현장감 있게 울려오는 효과음이 없어도 영화 중간중간 이들이 부르는 노래와 노랫말의 뜻을 음미하는 재미가 대단하니 한번 즐겨보시길

    서플과 기타 감상 포인트

    이 DVD에서 참으로 안타까운 옥의 티가 바로 서플이라 아니할 수 없다. DVD 커버에는 다른 메뉴들도 있다고 표시되어 있지만 실은 딸랑 화면인덱스, 자막, 더빙 메뉴만이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몬티 파이썬에 대한 설명이나 제작과정 등이 제공되었다면 참으로 좋았겠지만 구하기 쉽지 않던 좋은 영화를 깨끗한 화면으로 볼 수 있다는 것으로도 만족할 수 있겠다.

    영화 중 <탄생의 기적 2부: 제 3세계 편>에서 볼 수 있는 'Every Sperm is Sacred'의 잘 짜여진 뮤지컬 씬과 삶에 대해 참으로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제 5부: 장기 이식 편>의 'Galaxy Song'은 실로 명장면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그리고 한국은 번역은 아주 잘 되어있는 편이지만 지나친(?) 표현은 순화시켜 놓았으므로 그냥 영어 자막 그대로 보는 것도 좋은 방편이다.


    <올모스트 훼이머스> (Almost Famous: Untitled/The extended Cut, 2000)



    감상 포인트

    Rock 팬이라면, 음악을 좋아한다면 절대 놓쳐선 안 될 영화.

    케이트 허드슨(골디 혼의 친 딸)의 몽롱한 매력과 프랜시스 맥더몬드의 탄탄한 연기력에 폭 빠져보시길.

    2 for 1, 한 장 값으로 잘 만들어진 DVD2 개를! 조챠나!!


    화질

    화면비는 1.85:1, 와이드스크린. 감독의 전작인 <제리 맥과이어>나 이후 작인 <바닐라 스카이> 에서 볼 수 있듯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따스한 화면이 DVD를 통해 잘 표현되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음질

    돌비 디지털 5.1과 2.1을 제공한다.

    장면마다 70년대 유명 Rock 음악과 의 서던록이 줄곧 흐르는 음악영화인지라 사운드가 아주 좋고 영화 효과음은 음악 사운드에 비해 조금 부족한 듯하다.

    음악 팬이라면 이 영화에 나오는 콘서트의 풍경과 음악소리에 취해 두 시간 남짓 추억을 떠올려보는 것만으로도 아주 근사하게 즐길 수 있고 음악에 그다지 취미가 없다 해도 주인공 소년의 시선을 따라가며 녀석과 함께 색다른 세상을 느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여러 콘서트 장면들은 현장의 생생함을 잘 담아내고 있어 따로 그 장면만 돌려보며 즐겨봄 직하다.

    서플과 기타 감상 포인트

    이 DVD타이틀은 두 장짜리 세트마다 흥미로운 컨텐츠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영화가 각각 극장용과 확장버전으로 나뉘어 담겨있고, 리허설과 오디션 장면, 감독이 소싯적 썼던 기사도 들어있다.

    그 중 라는 삭제장면은 주인공이 어머니를 설득하려 Led Zeppelin의 을 들려주는 장면인데, 저작권료를 지불하지 않았는지 실제 노래는 나오지 않는다.

    대신 갖고 있는 LP나 CD를 장면에 잘 맞춰 들어보면 아주 근사하다. 그리고 역시 삭제장면에서 나오는 Still Water의 공연장면은 마치 실력 있는 신인 그룹사운드의 공연을 보듯 아주 흥겹다.

    영화에서 페니 레인(Penny Lane, 어디서 많이 듣던 이름인데 혹시 남로당의 그녀?)으로 나오는 케이트 허드슨(Kate Hudson). 어머니(영화배우 골디 혼, Goldie Hawn)와 양아버지인 커트 러셀(Kurt Russell, 역시 영화배우)의 모습을 정말 딱 반씩 섞어놓았다. 친아버지는 빌 허드슨(Bill Hudson)이라던데.

    그리고 카메론 크로우 감독의 부인은 예전 유명했던 자매 그룹 의 기타리스트 Nancy Wilson 이다.

    커버의 사진이 영화내용과 영 딴판인지라 차마 민망하여 선뜻 손이 안 가는 예민한 분들도 있겠으나,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

    아주 괜찮은 영화이고 게다가 한 개 값에 두 개를 주는 세트메뉴다. 하나는 내가 보고 하나는 남친이나 여친한테 선물해서 사랑 받고, 아주 굳이다.


    <웨이킹 더 데드> (Waking the Dead, 2000)



    감상 포인트

    Sometimes love has a life of its own , 사랑이 스스로 갖는 생명력에 대해 조용히 곱씹게 하는 영화.

    홀로 또는 둘이 앉아 차분하게 그리고 작은 감동으로 볼 수 있는 영화.


    화질

    화면비는 1.85:1, 아나모픽 와이드 스크린, NTSC 방식.

    주인공이 사랑과 꿈을 찾아 더듬어 가는 발길과 함께 추억에 대한 회상을 그려내느라 화면의 톤이 대부분 차분히 가라앉아 있지만 영화의 내용이 그런 거지 화질 자체는 좋다.

    가끔 어두운 톤에 약간 뿌연 화면도 나오지만 영화의 성격 상 어울리는 것들이라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음질

    돌비 디지털 5.1 서라운드. 영화의 성격상 음질에 그다지 예민할 필요는 없겠지만 이 DVD타이틀의 음질은 약간 불만이다.

    DVD라면 선명한 음색과 똑 떨어지는 효과음을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그다지 성에 차지 않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차분히 영화를 즐기는데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서플 및 기타 감상 포인트

    서플의 구성이 뛰어나진 않지만 이것저것 뒤적여보며 영화의 감흥을 배가시켜보기에 부족하지 않다. 특히 총 45분 분량의 삭제장면구성에 신경을 쓴 흔적이 눈에 띈다.

    'Sometimes love has a life of its own (사랑은 때로 스스로 생명을 갖는다)'.

    이 말을 하고 싶어 붙였겠지만 처음 보는 이에게는 왠지 좀비(Zombie)물 정도를 연상시킬법한 제목(Waking the Dead)의 이 영화는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사랑이야기이고 그 중 하나는 먼저 세상을 떠난다.

    하지만 이야기가 화면을 흐르는 동안에 그 곳에서는 문득 러브 스토리 아닌 다른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는 걸 느끼게 된다. 오랫동안 잊고 살아온 바로 그 녀석, 꿈 말이다.

    간절히 원하던 기회가 손안에 쥐어졌을 때 불현듯 생각나는 것,

    '아, 맞아! 내겐 꿈이 있었구나. 그 꿈은 지금 어디에 있나, 정말 너무도 까맣게 잊고 있던 그 꿈이 이제야 떠오르는 건 왜지? 내게 얘기 걸어줬으면, 아니 그냥 내 얘기만이라도 조용히 들어줬으면, 내가 지금 가는 길이 어디로 나 있는 건지 알려 줄 수 있을까, 혹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꼬마 발레리나 소녀, 제니퍼 코넬리(Jennifer Connelly)가 Sarah로 나오고, <올모스트 훼이모스>의 기타리스트 빌리 크루덥(Billy Crudup)이 Fielding역을 맡았다. 그리고 캐나다 출신 한국계 배우, 샌드라 오(Sandra Oh)의 모습도 볼 수 있다(우연히 발견한 건데 www.imdb.com에서 Oh라는 이름의 배우를 검색하면 그 중 'Oh-kyeong, Kwak'이라고 있다. 그 이름을 클릭해 들어가면 다음과 같은 설명이 나온다. 출연작: <월하의 공동묘지>).

    아 참, 한 가지 더, 혹시 시도의원이나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생각이 있는 분은 이 DVD의 삭제장면 중 를 유심히 보시라. 단 한마디의 욕이나 흑색선전 없이 상대 후보를 효과적으로 기죽이는 연설 기술이 나오니끼니.



    딴지 싸롱 디비디 기자
    이규훈
    (kyuhoonl@bcl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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