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나라가 이전의 지지율을 회복했다는 보도를 보고 찝찝한 마음이 드셨다는 딴지스 분이 계셔서, 제 견해를 한번 밝혀 볼랍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볼때, 아직도 딴나라는 30%의 득표율을 보유하고 있다고 봅니다. 탄핵이 아니라 그보다 더 심한 일을 저질렀다고 해도 이 땅의 기득권층과 그간의 지역감정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신 분들은 자신의 이해관계 또는 기존의 관성으로 인해 아무 거리낌 없이 그들을 선택할 것입니다. 짜증나는 일이긴 해도 그게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탄핵안 가결은 딴나라로 대표되는 세력이 저지른 만행이고 결정적 실수임은 분명하지만, 사실 그건 자살골이었지 개혁을 원하는 대다수 국민이 스스로의 힘으로 차 넣은 골은 아니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탄핵안 가결 이전에 부족하나마 대안으로 제시된 열무당에게 30% 가량의 지지를 표시했었는데, 딴나라의 자멸로 인해 일시에 50% 까지 지지율이 올라갔던 것입니다. 스코어 차이는 많이 나고 있지만 흔히 쓰는 표현대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고 있는 겁니다.
그네꼬 효과라고들 하시는데, 사실 그건 그네꼬가 아니라 다른 어떤 이가 새 대표가 되었어도 나타날 효과였습니다. 탄핵역풍에 질려 차마 익명으로라도 딴나라 지지를 밝히기 꺼려하던 이들에게 기댈 언덕이 생긴거죠. 그래서 지금 기존의 적극적 지지율인 23%를 회복하는 겁니다. 지지자들이 그들의 자리로 되돌아 가는 거죠. 딴나라당의 적극 지지자들은 되돌아 가고 있지만 소위 부동층으로 또는 말 없는 다수로 일컬어지는 이들의 흐름을 보면 전체 상황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열무당의 지지율이 일시 조정되는 모습은 일부 부동층의 밍노당으로의 자리 옮김과 기존 딴나라 지지자들의 회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지 흐름이 뒤집어지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변수는 소선거구제도 입니다. 100:0 으로 이기나 1:0 으로 이기나 이기는 건 똑같다는 거죠. 현재의 지지율대로라면 열무가 135석 나오고 딴이 75석 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이 지지율이란 걸 각 선거구마다 그대로 적용하면 한 표라도 많이 나오는 쪽이 이기게 되어있으므로 299:0 이라는 스코어도 나올 수 있는 제도인 것입니다. 약 15~20석이 어디로 가느냐는 게 관건이겠지요.
열무당의 뻘짓에 대한 건데요. 노인층에 대한 발언이나 분당에 대한 의사표시가 실수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딴민년을 몰아내고자 하는 국민 여러분의 잘못도 아니고 결정적 패착도 아닙니다. 조중동S에 의해 언제 어디서든 만들어질 "꺼리" 였을 뿐입니다. 그런 일에 괜히 움츠려들거나 쑥스러워 마시고 그냥 하시던 대로 당당하게 나아갑시다, 우리.
그런데 여기서 유의해 볼 것은 요즘 조중동S가 절대 그런 이슈를 스스로 만들어 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남의 입을 빌어 과다하게 부풀리고 있는 거죠. 문제된 발언이나 송머시기 건이나 전부 다른 매체에서 조그맣게 제기된 것을 가져다가는 무지하게 부풀려 떠들어댑니다. 자기들 스스로 이슈를 만들어 내봐야 별 효과가 없기에 중간 쯤에 있다고 평가받는 매체를 교묘하게 이용해 먹는 겁니다. 그네꼬가 향수를 자극하는 방식과 맞물려 많은 재미를 보고 있는 중입니다. 양의 탈을 뒤집어 쓰고 있는 거죠, 지금.
암튼 딴나라당이 30%는 가져갈 거라고 봅니다. 그건 국민의 의식이 떨어진다거나 열무 또는 밍노당이 시원찮아서 그렇다기 보다는 현실적으로 여전히 그만큼의 지지자가 존재한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기에 딱 그만큼만 의회 권력을 나눠주면 될 것입니다. 딱 그만큼만요.
이번 기회에 그들 모두를 쓸어내 버리리라고 희망을 가지셨던 많은 분들에게는 약간 실망스러운 숫자이겠지만 어쨌든 현실은 현실이라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자살골 덕분에 1:0 으로 이겨도 이기는 겁니다. 승리는 승리입니다. 조작된 게임이 아니라면 모든 승리는 달콤한 것입니다. 찝찝해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일단 이겨놓고 나서 계속 더 노력하면 됩니다. 패배가 습관이 되듯 승리도 습관이 되는 것입니다. 경기는 이겨 본 놈이 이기게 돼있습니다. 이번 한 번만 하고 전진을 멈출 생각이 아니시라면 힘들 내세요. 선거가 끝나도 우리는 이 땅에서 열심히 살아갈 사람들입니다. 승리를 만끽할 준비를 하시고 마지막 5분을 함께 잘 마무리 해 봅시다.